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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국제신문(2008.10.1일자) 주말&엔 코너에 실린 "몰래가는 맛집"에 가게소개
2008-10-02 20:03:05
황태를벗삼아 (whangtae) <> 조회수 4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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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가는 맛집] 중앙동 '황태를 벗삼아'
부드럽고 담백한 생선 맛 뽀얀 국물 북어탕도 깔끔
매콤 짭짤 "밥 한 공기 추가요"
 
금요일 저녁이어서일까. 부산 중구 중앙동 사십계단 근처 골목 안에 있는 '황태를 벗삼아'라는 식당은 발을 들여놓는 순간부터 사람의 정신을 쏙 빼놓는다. 자리를 찾는 손님, 손님을 안내하는 사장, 주문을 받는 직원들의 함성과 소음이 뒤섞여 왁자지껄했다. 자리를 빼앗길세라 빈 테이블에 얼른 앉았다. "점심 때 오면 더 장난 아닙니다." 같은 중앙동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박지은(여·28) 씨. "제일 처음 동료들과 함께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습니다. 그 뒤로 단골이 됐죠."

명태만큼 많은 이름을 가진 생선도 드물다. 얼리지 않은 것을 생태, 완전히 마른 것은 북어, 반쯤 말린 것은 코다리, 겨울철에 잡아 얼린 것은 동태. 그리고 수개월간 얼리고 말리는 과정을 반복해 숙성시킨 것을 황태라고 부른다. "명태를 재료로 만든 음식은 맛이 담백해서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식당이 그리 많지 않더라고요. 생선을 싫어하는 사람도 이 식당에 데려오면 실망하지 않습니다."

 
  황태통찜에 들어있는 황태살. 위쪽은 보기만 해도 속풀이가 되는 황태북어탕.
 
주문을 하는데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황태통찜(대 2만5000원, 중 2만원, 소 1만5000원) 중간 크기 하나와 공기밥(1000원) 세 그릇이요." 음식도 금방 나왔다. 밑반찬은 부추무침 콩조림 일미무침 김치 오이지 등 다섯 가지. 곧이어 등장한 황태통찜은 아귀찜을 상상하면 향이나 모양을 상상하기 쉽다. 수북한 콩나물과 통깨는 보이는데 주인공인 황태는 어디로 갔나. "콩나물 밑에 숨어있습니다."

박 씨의 말대로 콩나물을 살짝 걷어내자 생선들이 통째 누워있다. 중간 크기 한 접시에는 세 마리가 나와 세 사람이 사이좋게 나눠먹을 수 있다. 붉고 걸쭉한 양념을 양껏 버무린 콩나물을 한 젓가락 앞접시에 덜어놓고 생선살을 뜯어보았다. 황태치고는 수분이 많고 부드럽다. 엄밀히 말해서 황태라기보다 코다리에 가깝다는 것이 일행의 설명이다. 짭짤하면서도 담백한 생선살이 매콤한 양념과 잘 어울린다. 콩나물도 아삭아삭 씹히는 질감이 좋다. 머리와 꼬리까지 그대로 붙어있는 생선 한 마리를 뼈째 추리는데 몇분 걸리지도 않는다. 후루룩 후루룩 씹을 것도 없이 잘 넘어간다. 아귀찜의 경우 마지막엔 밍밍한 국물이 질퍽하게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이 황태찜은 그렇지 않다. 마지막까지 소스가 걸쭉하다.

감자사리(1000원)를 하나 추가했다. 갓 삶아낸 듯 따끈하고 노릇한 면을 찜그릇에 붓고 남은 양념에 비볐다. 발그레 윤기가 흐르는 면은 콩나물의 아삭함과 어울려 색다른 맛을 선사한다. 박 씨는 "오늘은 면이 너무 푹 삶긴 것 같다"면서 "자주 오면서 느낀 건데 생선에 밴 간의 정도, 면의 삶은 정도, 밑반찬의 상태 등이 그때그때 기복이 좀 있는 것이 이 집의 흠"이라고 지적했다.

이 식당이 특미라고 자랑하는 황태북어탕(6000원) 맛을 안볼 수가 없었다. 한 사람이 다 먹기에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뚝배기가 크다. 노르스름 뽀얗게 우러난 국물과 콩나물, 쭉쭉 찢어 먹기 좋게 퍼진 북어, 송송 썰어넣은 대파.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점심때 손님이 많은 이유가 전날 술마신 직장인들이 여기에서 해장을 하기 때문이에요."

이밖에 황태매운탕(5000원) 황태지리(5000원)가 있다. 황태통찜을 제외한 모든 메뉴에는 공기밥이 따라 나온다. 영업은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식사는 오전 10시 30분부터 가능하고 저녁에는 9시40분까지만 주문을 받는다. 황태통찜은 포장 가능하다. 인터넷(www.hwangtae79.com)으로 배달 주문도 받는다. 단, 배달 가능 지역이 서구 중구 영도구로 한정된다. 매주 일요일은 쉰다. 주차장은 없다. (051)468-5958

※'몰래가는 맛집'은 다음카페 '부산맛집기행' 회원들의 추천으로 선정됩니다.


◆ 주인장 한마디

- "헌혈증서 갖고 오면 2인분 식사 공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마경철(45) 사장을 잠시 붙들어 앉혔다. 숨도 가쁘고 말도 빠르다. "황태는 눈 속에서 얼었다 말랐다 하는 과정을 보통 5개월 정도 거치는데 저희 식당에서 사용하는 것은 2~3개월 정도만 숙성된 것이어서 아직 수분이 많습니다. 대신 살이 부드러워 먹기에는 훨씬 편하고 맛도 좋지요."

황태를 한번 찐 뒤 콩나물을 넣고 다시 한번 더 찌고 15~16가지 양념을 섞어 걸쭉하게 만들어낸 것이 이 식당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황태통찜. 마 사장은 인근에서 테이블 서너 개로 운영하던 어머니의 식당을 이어받아 이만큼 규모를 키웠다. 사랑은 받은 만큼 주는 것이라 했나. 마 사장은 오후 1~5시 헌혈증서를 제공하는 손님에게는 2인분의 식사(탕 또는 지리)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번 것을 조금이나마 이웃과 나누고 싶은 생각입니다." 급히 부르는 소리에 자리를 뜨는 마 사장의 발걸음이 가볍다.




상호 : 황태를 벗삼아 | 주소 : 부산 중구 중앙동3가 12-7
대표자 : 마경철 | 사업자등록번호 : 602-07-40618 | TEL : 051-468-5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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